길에서 누군가 갑자기 쓰러지는 모습을 보면 대부분 사람들은 어쩔 줄 모르고 그저 119를 부르거나 옆에 가만히 서 있게 됩니다. 그러나 심정지 환자에게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119 도착 전 4분이에요. 그 시간 안에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하면 생존율이 50% 이상으로 올라가지만, 아무도 손쓰지 않으면 5%로 떨어집니다. 이 글은 의료 비전문가도 따라할 수 있도록 CPR 단계를 알기 쉽게 정리한 가이드입니다.
심정지란 무엇이고 왜 즉시 시작해야 하나
심정지는 심장이 효과적으로 펌프 역할을 못 해 뇌·장기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4분이 지나면 뇌세포가 손상되기 시작하고, 10분이 지나면 회복이 어려워져요. 119 평균 도착 시간이 7~10분이기 때문에 그 사이를 일반인이 메우지 않으면 환자를 살릴 시간을 잃게 됩니다. 즉, 심폐소생술은 119가 도착할 때까지 환자의 뇌에 산소를 공급해주는 임시 펌프 역할이에요.
1단계: 환자 의식 확인과 119 신고
쓰러진 환자에게 다가갈 때는 먼저 주변이 안전한지 살핀 뒤 어깨를 두드리며 "괜찮으세요?"라고 두 번 큰 소리로 부릅니다. 반응이 없으면 즉시 옆 사람에게 "거기 파란 옷 입은 분, 119 좀 불러주시고 자동심장충격기(AED) 가져와 주세요"처럼 구체적으로 지목해 도움을 요청하세요. 막연히 "누가 좀 도와주세요"라고 외치면 모두가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행동이 늦어집니다.
2단계: 호흡 확인 — 5~10초
환자의 가슴 움직임을 5~10초간 살핍니다. 정상적인 호흡이 없거나, 헐떡거리는 임종성 호흡(agonal breathing)만 보인다면 심정지로 판단하고 즉시 가슴 압박을 시작해야 해요. 임종성 호흡은 정상 호흡이 아니므로 헷갈리지 마세요. 맥박을 짚는 것은 의료 전문가도 정확히 못 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인에게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3단계: 가슴 압박 — 강하고 빠르게
환자를 단단한 바닥에 똑바로 눕히고, 양 젖꼭지를 잇는 가상의 선 한가운데(흉골 아랫부분)에 한 손바닥을 올린 뒤 그 위에 다른 손을 깍지 끼워 손꿈치를 사용해 누릅니다. 분당 100~120회 속도로, 5~6cm 깊이로 강하게 누르고 누른 만큼 완전히 떼야 다음 압박이 효과적이에요. 속도 감각은 'Stayin' Alive' 노래 박자(약 103 BPM)를 따르면 적당합니다. 어른 평균 체중의 환자는 생각보다 강하게 눌러야 하기 때문에 갈비뼈가 부러지는 듯한 느낌이 나도 멈추지 말고 계속 진행하세요. 갈비뼈 손상은 회복 가능하지만 압박이 끊기면 뇌가 손상돼요.
4단계: 인공호흡 — 자신 없으면 가슴 압박만
훈련된 사람은 가슴 압박 30회 후 인공호흡 2회를 반복하지만, 인공호흡에 자신이 없거나 위생이 걱정된다면 가슴 압박만 계속해도 됩니다. 인공호흡 없이도 가슴 압박만으로 일정 시간은 효과가 유지되며, 119 도착 시까지 멈추지 않고 누르는 것이 더 중요해요. 인공호흡 시에는 한 손으로 환자 이마를 뒤로 젖히고 다른 손으로 턱을 들어올려 기도를 연 뒤, 코를 막고 1초씩 두 번 숨을 불어넣습니다.
5단계: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
지하철역, 공공기관, 백화점, 학교 등 사람이 모이는 공간에는 AED(자동심장충격기)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빨간 심장 그림에 번개 표시가 된 케이스를 찾으면 돼요. 가져오면 전원을 켜고 안내 음성이 시키는 대로 패드를 환자의 가슴(오른쪽 쇄골 아래, 왼쪽 옆구리)에 붙입니다. AED가 자동으로 심장 리듬을 분석한 뒤 전기 충격이 필요하면 "물러나세요" 안내가 나오고, 충격 버튼을 누르거나 자동으로 충격을 줘요. 충격 후에는 즉시 가슴 압박을 다시 시작합니다. 가까운 응급실 위치도 미리 확인해두면 도움이 됩니다.
어린이·영아 심폐소생술의 차이
성인은 양손 손꿈치로 5~6cm 깊이로 압박하지만, 어린이(1~8세)는 한 손바닥으로 가슴 두께의 1/3 깊이를, 영아(1세 미만)는 두 손가락으로 4cm 깊이를 압박합니다. 어린이에게는 가슴 압박과 인공호흡을 30:2 비율로 함께 시행하는 것이 권장돼요. 더 많은 응급처치 가이드는 kimgoon 응급의료 가이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신 있게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
처음 보는 사람을 살리는 일은 두렵습니다. 하지만 한국에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선의의 응급 처치자에게 면책 규정이 있어요. 119 도착 전 일반인이 한 응급처치 결과로 인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 제도입니다. 망설이지 말고, 정상이 아닌 호흡을 보면 가슴을 누르세요. 그것이 한 사람을 살리는 가장 큰 행동입니다.


